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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직면할 미래와 우리의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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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직면할 미래와 우리의 소명 

- 역사의 흐름과 대한민국이 직면한 도전
    
헤겔은 역사란 절대정신이 자기 자신을 펼쳐나가는 과정이라 말했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그에게 절대정신은 곧 하나님이었고, 시작과 끝이 있는 종말론적 신앙관을 자신의 철학 안에 녹여냈다. 칼 마르크스는 헤겔을 인용하면서도 하나님을 지워 버린 무신론적 종말사관을 제시했다. 인류 역사가 원시공산사회에서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를 지나 결국엔 공산주의로 귀결한다는 변증법적 유물론에 기반한 역사발전론. 그는 이것이 과학이라 믿었다.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고 역사발전에 발맞춰 인간의 본성은 진화한다고 믿었다. 그의 무신론적 종말신앙은 사회주의적으로 진화하지 못한 인간들을 향한 인간개조 교육과 재교육 수용소, 그리고 학살의 근거가 됐다.
    
1991년 12월 26일, 마르크스를 신봉하며 건설된 사회주의 모국 소련이 붕괴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이를 보며 역사의 종결은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역사는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2001년 알카에다의 테러로 미국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면서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의 충돌이 세계사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사무엘 헌팅턴의 주장이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유령은 여전히 소멸되지 않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생존했다.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사회주의 국가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발전 모델은 여전히 마르크스가 제시한 역사발전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회주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들은 중국을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찬양한다. 중국의 부상은 냉전시대를 지배한 전통적인 힘의 정치를 다시 부각시켰다. 백 여년 전, 해양을 장악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지적한 미국의 전략지정학자 알프레드 마한에게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 바로 중국이다.
    
대한민국이 직면할 미래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지정학적으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자리에 위치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사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인접해 있다.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할 땐 한반도를 지나야 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극동지역에 부동항을 확보하려던 소련의 희생양이 된 것이 바로 한반도 분단의 역사다. 인류의 근현대사를 이끌어 온 서로 다른 이념의 가장 치열한 전투가 한 민족 안에서 벌어졌다. 그러하기에 대한민국의 역사는 상처투성이다. 저명한 미래학자인 조지 프리드먼도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불행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내부적인 문제가 증폭될 경우, 미국과 함께 협력하여 동북아의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며 만주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 예견했다. 가슴 설레는 미래다. 하지만 장밋빛 예견에 취해 있기엔 대한민국의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다. 중국은 신장위구르, 티벳을 중국역사에 편입시키기 위한 서북공정과 서남공정을 마치고 동북공정을 진행 중이다. 동북공정의 칼끝은 한반도를 향한다. 김치와 한복, 태권도가 중국의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도 그 일환이다. 이런 어이없는 주장에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하면서 중국몽을 따르겠다는 사람들이 정치권에 득실거리고 있는 것이 지금 한국의 슬픈 현실이다. 2012년 아론 프리드버그는 중국이 한반도와 호주를 이용해 패권을 추구할 것이라 예견했다. 중국의 은밀한 침투를 깨닫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호주에 비해 한국엔 자멸적인 침묵이 흐르고 있다. 호주에 대한 중국의 조용한 침공을 면밀히 분석해 호주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클라이브 헤밀턴은 한국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에드워드 루트와크, 로버트 카플란 같은 미국의 군사전략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 한국을 친중국가로 분류해 두고 있다.

- 중화사상과 천황주의
    
중국의 팽창 이면엔 중국식 사회주의인 마오이즘과 중화사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스탈린이 갑자기 사망한 후 후르시쵸프가 이끈 소련에선 스탈린 격하운동이 진행됐다. 스탈린의 독재체제를 모방한 마오는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스탈린 독재체제를 지지하면서도 후르시쵸프의 소련과는 분리된 독자적인 사회주의 모델이 필요했고 중국식 사회주의, 마오이즘은 그렇게 형성됐다. 마오는 유교를 부정했다. 하지만 마오이즘은 중화사상과 맞물려 유학을 차용해 발전했다. 87년 등소평은 개혁개방을 진행하며 온포(溫飽)사회, 소강(小康)사회, 대동(大同)사회의 3단계 발전목표를 제시했다. 온포사회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한 사회를, 소강사회는 불완전하지만 온포사회에서 더 나아가 삶의 질이 보장되는 사회를, 대동사회는 큰 덕이 실현된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말한다. 대동사회, 소강사회는 공자의 예기에 나오는 표현이다. 그는 대도(大道)가 행해진 유교적 이상사회를 대동사회라 칭했다. 그리고 대동사회엔 못미치지만 이기심과 예의에 기반을 두고 돌아가는 어느정도 안정된 사회를 소강사회라 했다. 마르크스의 역사발전론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자체적인 모순으로 붕괴하고 공산주의가 도래하게 된다.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중화적 변형인 마오이즘에서 자본주의를 소강사회로, 공산주의를 대동사회로 이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시진핑은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American Dream에 대비되는 중국몽(Chinese Dream)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엔 전면적 소강사회를, 2035년엔 사회주의의 현대화를, 중공수립 100주년인 2049년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뤄내겠다고 장담했다. 중국몽이란 중화민족이 마땅히 누려야 할 부흥을 회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주의에 기반한 중화민족주의가 바로 시진핑의 중국몽인 것이다. 중화사상은 중국은 천자(天子)의 나라이고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상이다. 중국만이 하늘의 선택을 받은 중심이며 한족을 제외한 모든 변방은 오랑케고 중국을  모셔야 한다는 수직적 위계질서를 강제한다. 최근 중국 외교부는 공식적인 성명에서 조공관계를 전제한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중화사상은 천자인 중국이 수행하는 전쟁은 죄인에게 벌을 가하는 정의로운 행위라는 인식까지도 포함한다.
    
한편, 바다 건너 일본도 중화민족주의와 유사한 천황주의 사상에 굳게 기반하고 있다. 1867년 에도막부의 15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는 메이지 천황에게 통치권을 반납했다. 막번체제가 해체됐고 왕정복고와 메이지 유신을 통해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개혁이 시작됐다. 천황은 일본을 통합하는 상징으로서 일본의 근대화를 가능케 한 정신적 지주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전통신화를 바탕으로 태양신의 후계이며 신의 혈통을 이어받은 현인신(現人神)으로 추앙된다. 이러한 천황주의는 2차대전을 지탱하는 근간이 됐다. 일본의 천황만이 신성을 가진 지도자이며, 일본의 국민만이 신성을 지닌 국민이고, 일본의 영토만이 신성을 지닌 땅이기에 일본이 수행하는 전쟁은 세상을 정화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믿었다. 2차 대전 후, 천황은 아무런 실권이 없는 상징적인 존재로 남았다. 하지만 일본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지대하다. 천황은 한때 막부의 상징적인 허수아비로 취급되기도 했다. 2차대전에서도 군부의 꼭뚜각시였다는 주장이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천황과 그의 가족들은 사실상 일본인들에게 ‘신’으로서 삶을 강제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재도약을 희구하는 일본인들의 사고와 문화의 근저엔 천황주의 사상이 짙게 배어있다는 점이다. 천황은 언제든 위대한 일본을 위해 또 다시 이용될 수 있다. 천황주의 사상은 미카도(帝)이즘이라고도 불리며 일본의 주류민족인 야마토(大和) 민족주의 또는 일본 민족주의라 불리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일본의 천황주의나 중국의 중화사상 모두 각자의 신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자신의 민족이 세계의 중심이고 하늘의 권위를 이어받은 적통이라는 민족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점에서 둘은 크게 다를 바 없다.
    
- 대한민국의 소명
    
생각은 결과를 낳는다. 인간을 그저 고도로 진화된 물질의 결합으로 이해한다면 역사의 발전에 저항하는 반동적 인간은 그냥 해체해 버려도 크게 상관없다. 유물론적 역사발전론에 기반을 둔 사회는 그에 걸맞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중국의 마오이즘과 중화사상 그리고 일본의 천황주의도 그에 따른 과거를 낳았고 또 그에 합당한 미래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들의 미래가 우려되는 건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이웃이기 때문이다. 중화 민족주의와 야마토 민족주의로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에 우리의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어떤 정신으로 사회주의 중화사상과 천황주의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 그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민족주의에 뿌리를 둔 단군신화와 홍익인간이 답일까?
    
우리가 의지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밖에 없다. 아시아 대륙이 사회주의로 붉게 물들 때 동쪽 끝 한반도 귀퉁이 작은 땅엔 자유민주주의의 씨앗이 뿌려졌다. 이곳은 선교사들 마저도 희망을 찾지 못하고 눈물로 기도할 수 밖에 없었던 땅이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성장은 인간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기적의 연속이었다. 건축자의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는 여호와의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시편 118:22-23)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7-29) 지나온 역사를 돌아볼 때 대한민국은 이 성경 말씀들의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겠는가?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것 외에 그 무수한 기적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어느 민족 누구라도 하나님 믿고 의지하고 기도로 나아가면 길을 열어주신다는 증거가 바로 이 나라가 아니겠는가?
    
우리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한다면 역사의 저변을 흐르고 있는 하나님의 뜻을 살피게 된다. 우리에게 역사란 시공간을 초월하시고 스스로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그분을 찾고 의지하는 사람들을 사용하셔서 이루어 가시는 구원과 축복의 섭리다. 트루스포럼이 표방하는 보수주의는 프랑스혁명에 대한 반성적 고찰에서 출발하고 미국의 건국과 성장을 통해 다듬어진 사상이다.중요한 것은 그 근본적인 뿌리가 인류 사회에 보편적 가치 기준을 제시한 성경적 세계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주의는 인간 이성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그에 기반한 유토피아를 설계하려던 혁명가들과는 달리, 인간의 부족함을 겸손히 인정하고 인간의 영성과 하나님의 섭리를 긍정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과 책임 있는 자유, 거짓을 떠난 진실의 가치가 바로 보수주의의 본질적인 가치이고 이를 수호하는 것이 바로 보수주의의 핵심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도 이 본질적 가치 위에서 세워졌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그렇게 시작했다. 지금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해 눈물의 기도로 이 땅에 씨앗을 뿌린 선배들에게 응답하신 하나님의 축복의 열매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희망은 이것밖에 없다. 더 나아가 흔들리고 있는 미국과 괴물로 변해가는 중국을 건강하게 회복하는 길도 이것밖에는 없다.
    
대한민국엔 서로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인식 틀이 존재한다. 하나는 이 나라가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기적처럼 세워지고 성장한 나라라는 인식이다.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이 친일파가 미국에 빌붙어 세운 부정한 나라고 정의가 패배한 불의가 득세한 나라라는 생각이다. 기만적인 사회주의적 환상과 북한이 설계한 좌익 민족주의 사관에 빠져있는 줄도 모르고 너무나도 쉽게 선동되는 사람들을 볼 때 두려운 마음이 든다. 디지털 권력이 남용되고 있는 현실과 막강한 경제적 성장을 바탕으로 마오이즘과 중화사상에 뿌리내린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중국을 볼 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위태로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인식 없이 그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을 보는 것이 정말 두렵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시작부터 무신론적 유물론에 토대를 둔 혁명적 사회주의, 즉 공산주의라는 거짓된 사상과 싸워 이겨 세워진 나라다. 한강의 기적도 복지국가를 표방하는 사회민주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간파한 자조정신을 통해 이룩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성장은 마르크스의 유령과 싸움의 연속이었다. 간단한 싸움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시작과 성장이 그러했듯이 이 싸움을 싸워 이기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세상 가운데 드러내는 것이 대한민국의 사명이고 또 운명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우리를 미혹하는 거짓과 분노의 역사를 종결해 내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세계사적 모멘텀을 지혜롭게 극복해 내기를, 우리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열어가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선배들의 눈물 어린 헌신과 희생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세계 속에 우뚝 서게 될 자유통일 대한민국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트루스포럼 대표 김은구(서울법대 박사 수료) / 월드뷰 2021년 9월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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