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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란 무엇인가(1) > - 정교모 시민아카데미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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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적 자유주의의 견지에서 합리적인 자유의 의미를 모색하고자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사견으로는 무신론적 자유주의의 입장에서는 자유의 근본적인 의미를 찾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좋은 고찰이라고 사료되어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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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란 무엇인가(1) > 


정교모 시민아카데미는 2021.5.13. 제6회 아카데미 모임을 갖고 “자유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제(와세다대학교 정치경제학부 정훈 교수) 및 집단토론을 개최하였다. 논의사항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인간의 자유란 벌린(Isaiah Berlin)이 제시한 두가지 개념으로 정리될 수 있다. 소극적 자유(Negative Liberty)란 개인에 대한 외적 제약이나 외부의 간섭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적극적 자유(Positive Liberty)란 능동적으로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전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견해들은 개인의 기본권으로서의 자유를 중시하고, 후자를 강조하는 견해들은 정치참여를 통한 민주주의 실현권리를 중시한다.  


대표적인 소극적 자유 옹호론자는 밀(J.S. Mill)이다. 그는 국가가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인에게 강제력을 행사하여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우뿐이라고 강변한다. 심지어 개인이 거짓을 말할 자유도 사상과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거짓의 사회적 순기능은 이미 알고 있는 진실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한 기회로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국가가 존재하기 이전의 자연적 천부인권으로서 자유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국가가 개인들의 소극적 자유를 확고하게 보장해줘야 사회전체의 행복과 후생을 증진하고 인류의 발전과 진보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공리주의(utilitarianism)에 기반하고 있다. 


반면, 루쏘(Jean-Jacques Rousseau)는 적극적 자유 옹호론을 펼친다. 각 개인은 사회계약을 통해 수립되는 정치사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일종의 세포와 같은 존재다. 그래서 정치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공동체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소중하다. 개별의지(The Private Will)과 구분되는 일반의지(The General Will)는 사회의 공공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그것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사회 전체의 선호나 의지를 의미한다. 각 개인의 개별의지를 일반의지에 강제적으로라도 복종시키는 과정은 개인들을 모두 결국 자유롭게 만드는 것(forced to be free)이므로, 정당한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일반의지에 대한 강조는 여러 이론적•현실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선거(election, voting)”라는 과정을 통해 다수의견의 지배체제를 이루어나가는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 여러 집단의 엇갈리는 선택으로 인해, 진정한 의미의 다수의 지배에 따른 선거결과가 도출되지 못하는 “순환구조의 오류”가 벌어지기도 하고, 다수결의 원리를 통해 한 정치사회의 일관된 사회적 선호 혹은 일반의지를 확인하는 행위의 불안정성과 자체모순이 지적되기도 한다. 어떤 선거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후보자가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모집단이 많은 경우 선거방식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현상은 여러 학자들의 증명을 통해 이미 입증되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Arrow’s Impossibility Theorem)에 따르면, 선호체계에 임의적 제한을 가해서는 안되고, 순환적 선호가 도출되어서는 안되고, 모든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선호하는 후보가 결국은 총체적으로도 사회적 선호를 반드시 반영해야 하고, 선택지와 무관한 다른 선택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해서도 안되고, 한 개인의 선호도가 타인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없어야만, 비로소 선거를 통해 올바른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조건들은 실제로는 달성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일정한 집단이 자신이 최악시하는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최선이 아닌 차선의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행위도 횡행한다.  


정치사회의 일반의지 혹은 민심을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시민들 스스로 자기 지배를 달성하게 하는 방식은 쉽게 포퓰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올바른 방식의 정기적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을 교체하고 그들의 권력을 제한함으로써 전제정치와 억압으로부터 일반시민들의 소극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의 중요성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선거의 공정성 유지, 선거제도 개선 및 부정선거 척결은 중요한 사회적 과제다.


자유에 대한 각 이론과 관점들은 각 시대적 배경과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며 그 문제점들을 투영하고 있기에 역사의 거울이다. 종교가 이성을 지배하던 체제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천부인권론으로서의 자유개념이 필요했고, 산업혁명과 이성의 지배시대에는 공리주의 개념이 확산됐다. 루쏘의 일반의지의 지배 개념은 전체주의 확산의 이론적 배경으로 악용된 측면도 있다. 오늘날 급속한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격은 한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자유의 개념은 무엇인가. 과거 소위 군사독재에 대항한 민주화 투쟁과 좌우 이념투쟁을 벌이며 쌓아온 제한적 경험들을 통해 현대의 글로벌 한국사회의 자유개념을 정의 내리려하는 시도가 팽배해 있다. 다른 견해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도그마(dogma)적 사고가 팽배해 있기도 하다. 이런 이데올로기적 접근이 편협한 확증편향을 확대재생산해내고 이를 비판하는 견해 또한 도그마로 빠져버리는 악순환마저 벌어지고 있다. 자신의 적극적 자유(Positive Liberty)를 남에게 강요하다시피 하며 피해를 끼치고 남의 기본적인 소극적 자유(Negative Liberty)를 과도하게 침해하면서도 이를 적극적 자유로서 강변하는 현상 - 즉 적극적 자유의 남용상태- 마저 일반화되고 있다. 자유라는 보다 근본적 가치와 개념을 현대 한국사회에서 정의 내리고 지켜내려는 국민적 의지와 역량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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