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wining in America!” (feat, 마이크 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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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수잔 B. 앤서니 리스트(SBA List)와 진행하는 프로라이프 그룹 지원 투어인 ‘생명은 승리한다(Life Wins)’ 행사에서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잠 31:8)” 말씀을 인용하며 “생명을 위한 선택이 이보다 중요한 적은 없었다. 지금은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말과 행동을 해야할 때이며, 선택에 실수가 없어야 한다”며 생명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내 프로라이프 단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최초의 부통령이다.)
1970년대 초 공화당이 낙태 반대를 당의 공식적인 스텐스로 확립한 후 ‘생명권 및 낙태권’은 미국 선거에서 핵심적인 이슈였다. 올해 11월 치뤄질 미국 대선에서도 ‘생명권’은 첨예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는 하이든 수정안(낙태에 연방기금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 1976년 통과) 철회를 약속하고, 가장 큰 낙태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예산 증액을 계획하고 있다.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에 오른 카말라 해리스 의원은 세금 지원을 통한 임신 말기 낙태를 지지하는 극단주의자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2019년 낙태 시술 실패 후 살아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낙태 생존아 보호법’을 상원에서 부결시킨 전력도 있다.
미국의 프로라이프 그룹은 활동 목표에 따라 낙태 문제에만 집중하는 그룹과 낙태반대 및 광범위한 가족가치를 위한 활동을 하는 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중 SBA List는 낙태 반대 문제에만 집중을 하는 단체로서, 1993년 창립된 이후 현재 8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자 레이첼 맥네어는 IBM 상속녀인 엘런 말콤이 낙태권을 옹호하는 민주당 여성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설립한 EMILY’s List와 낙태권을 옹호하는 공화당원을 지지하는 WISH List에 대항하여 정당과 관계없이 낙태를 반대하는 여성 정치인을 지원하기 위해 단체를 설립하였다(현재는 남성 후보들도 지지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에는 낙태권을 옹호한 공화당원 메리 뉴먼을 대신하여 민주당원인 덴 리핀스키를 지원했다.
SBA List는 상원 및 하원 의원들이 프로라이프와 관련된 의정 활동에 어느정도 기여하고 있는지에 따라 프로라이프 점수 목록(A~F)을 만들어 공개하고 있으며, 평가 항목은 하이드 수정안 강화(낙태에 대한 연방기금 사용 방지), 낙태 생존아 보호법, 임신 20주 이후의 낙태 금지(통증을 인지하는 태아 보호), 세금을 통한 해외 낙태 지원 금지 등이 있다. 또한 선거 기간마다 공식적으로 어떤 후보들을 지지하는지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2011년에는11명의 공화당 대선 후보들에게 낙태를 반대하는 법관 임명, 낙태에 대한 세금 사용 금지, 임신 20주 이상 태아에 대한 낙태 금지 법안 수호에 서약을 할 것을 요청하여 8명의 후보자가 서명을 했으며, 2016년 대선에서는 공화당을 지원하기 위해1800만 달러를 사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SBA List의 연례 행사에서 생명권 수호를 연설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2018년 이름을 올렸다.)
SBA List 활동은 후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반 후원과 SBA List 후보자 지원 후원으로 나뉘어져 있다. 후자의 경우 정치활동위원회의 형태로 연방선거위원회에 등록되어 있으며, 만 18세 이상인 미국시민 또는 영주권자인 개인이 한 해 최대 5000 달러의 지원이 가능하며 특정 후보를 지정하여 후원할 수도 있다.
SBL List 활동가들은 2020 년 대선을 앞두고 애리조나,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오와, 미시간, 노스 캐롤라이나, 펜실베니아, 텍사스 및 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 지역에서 4 백만명 이상의 유권자를 방문할 예정이다. 선거 운동을 위해 약 5,200만 달러의 예산이 책정되 있으며, COVID19에 대한 방역 지침에 따라 3월 이후에는 방문 대신 전화 통화, 전자메일, 유료 미디어로 전환하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12월을 기한으로 낙태법 개정 입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 가운데, 낙태죄 폐지 법안은 정부 입법으로 추진되는 반면 낙태 반대측의 법안을 입법화하는데 협조해 줄 수 있는 국회의원들을 찾기까지 꽤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라이프 가치를 입법화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을 발굴, 후원하고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SBA List의 활동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들이 많다. 이제 막 초기 활동을 시작한 국내 프로라이프 단체들이 SBA List 정도의 규모와 역량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영역이다.
현재 상황만을 보면 골리앗(프로초이스) 앞에 선 다윗(프로라이프)처럼 연약해 보이지만, 우리가 가진 물맷돌을 믿음으로 사용해야 하는 순간이다. 생명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이 행사에서 “Life is wining in America!”라고 외쳤던 것처럼, 우리도 “한국에서 생명이 승리하고 있다”고 외칠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장지영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연구팀장(이대서울병원 임상조교수)